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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향하여…21개國이 함께 머리 숙이다

부산=박주영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1-13 10:30

11월 11일 오전 11시, 6·25 때 전사한 용사 추모
사이렌이 울리고 총성이 아홉 번 하늘로 퍼졌다. 11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 안 ‘추모의벽’ 앞 광장. ‘부산을향하여(Turn Toward Busan, 이하 TTB) 국제 추모 행사’가 열렸다.

6·25에 참전했다가 전사해 이 공원에 안장된 유엔군 소속 21국 장병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자리다.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호주, 남아공, 덴마크…. 21국 참전 용사 대표·가족·외교사절 등 150여명과 우리 측 참전 용사와 군 장병, 시민 등 1200여명이 참석했다. 사이렌 소리에 참석자들은 모두 머리 숙여 이곳에 영면해 있는 이들을 기렸다.

“60여년 전 그 동지들이 그리워 시작한 일입니다. 처음 7국이었던 추모식 참가국이 올해 21개 전 참전국으로 늘어나고 한국 국민이, 부산 시민이 이렇게 기억해주시니 유엔공원에 묻힌 동지들도 고마워할 것 같습니다….”

2007년 영연방 국가를 중심으로한 7국에 TTB 행사를 제안해 6년간 이어지게 한 캐나다의 참전 용사 빈센트 커트니(80)씨는 경과보고를 하다 잠시 울먹였다. 17세 앳된 나이에 이역만리 한국의 전쟁에 참전했던 그의 머리와 수염은 하얗게 세 있었다.

TTB는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각 나라에서 부산을 향해 묵념하며 6·25전쟁 때 숨진 유엔군 병사들의 넋을 기리자는 행사다. 11월 11일은 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자 영연방 현충일, 미국 ‘제대 군인의날’이다. 참전 21국 전체로 확대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자유와 평화를 위해 꽃다운 목숨을 아끼지 않은 그들의 정신을 기리고 기억하자는 취지에 참전 21국 전체가 흔쾌히 동참해 행사가 이뤄졌다”며“세계가 하나 되어 평화를 기원하는 이 행사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나갈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캐나다 오타와 시청 등 21국 주요 장소에서도 한국 시각 또는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에 맞춰 부산 유엔기념 공원을 향해 묵념하는 추모 행사를 가졌다. 국내에서도 유엔기념공원을 비롯, 계룡대 등의 육·해·공·해병대 장병, 전국 100여개 초중고교학생 등이 동참했다.

TTB는 온라인에서도 진행됐다.
국가보훈처는 지난달 30일‘TTB 이벤트 홈페이지’(www.turntowardbusan.com)를 개설해 운영에 들어갔고, 이날 현재 5000여명이 참가했다.‘ 온라인 TTB 행사’는 “추모에 참가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홈페이지에 하고 본인 사진을 올리는 운동이다.

보훈처는“오늘 이후에도 캠페인을 계속해 온라인 참가자가 10만명을 넘으면‘세계 최대 단일 추모 행사’로 기네스북에 등재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TB 온라인참가 인증 캠페인’에 참가한 10만여명의 사진은 이날 유엔공원 인근에 개관한‘유엔평화기념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6·25전쟁에는 21국 장병(전투 지원 16국, 의료 지원 5국, 연인원 195만7616명)이 유엔군으로 참전, 3만3686명이 전사하고 11만4000여명이 부상하거나 실종됐다.

이 전사자들을 위해 1951년 부산에 유엔묘지(유엔기념공원)를 꾸몄고, 현재 11국 참전 용사 2300여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부산=박주영 기자


▲사진 설명 :6·25전쟁 참전 용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묵념하는 행사인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이 진행된 11일 오전, 세계 각국에서 한국 시각 오전 11시 11분에 맞춰 일제히 묵념했다. 캐나다 오타와 시청에서도 참전 용사와 군 관계자들이 묵념했고(상), 서울 우신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고개를 숙였으며(중).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21개국 참전 용사와 외교사절 등이 방문해 묵념했다.(하) 사진=이진한 기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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